홍천군의회 2026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서 황경화 의원이 한우 할인행사 등에 군비가 지원되고 있음에도 군민들의 인지도가 낮다며 적극적인 홍보를 주문했다.
겉으로 보면 단순한 홍보 부족 지적처럼 보인다. 그러나 본질은 훨씬 무겁다. 군민의 세금으로 마련한 정책이 정작 군민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면 행정의 목적과 수단이 뒤바뀐 것 아닌가.
행정은 매년 수많은 사업을 추진하고 막대한 예산을 집행한다. 사업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확보한 뒤 집행하고 결산하는 과정까지는 비교적 명확하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마지막 단계가 빠지는 경우가 있다. 바로 군민에게 알리고 실제 혜택으로 연결하는 과정이다.
한우 할인행사를 예로 들어보자 군비가 지원되고 할인행사가 열렸다는 사실을 군민 상당수가 알지 못한다면 참여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주민이 정보를 접하지 못해 행사에 참여하지 못한다면 정책의 취지는 제대로 달성됐다고 보기 어렵다.
행정은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관련 기관에 알렸다는 것으로 홍보를 다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행정이 어디에 알렸느냐가 아니라 군민이 실제로 알았느냐이다.
군민이 몰랐다면 전달 방식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홍보 시점이 적절했는지 온라인 중심 홍보가 정보 취약계층을 배제한 것은 아닌지 읍·면 행정망과 지역 언론·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충분히 활용했는지 따져봐야 한다.
특히, 군민 생활과 직접 연결되는 지원사업이라면 더욱 그렇다. 정책 대상자가 누구인지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언제 어디에서 참여할 수 있는지 군비가 얼마나 투입됐는지를 군민 눈높이에서 쉽게 설명해야 한다.
세금을 쓰는 행정이라면 집행했다는 기록보다 군민에게 돌아갔다는 결과가 중요하다.
그런데도 사업을 추진한 뒤 참여율이나 이용률이 낮은데 단순히 예산을 집행했다는 이유만으로 성과를 인정한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예산은 집행됐지만 혜택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면 결국 예산 투입→사업 추진→군민 체감이라는 정책의 연결고리가 끊어진 것이다.
더욱이 지방재정은 결국 군민의 세금과 각종 재원으로 운영된다. 한정된 재원을 어느 사업에 얼마나 투입할 것인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행정은 막중한 책임을 진다.
그렇다면 사업을 추진한 뒤 얼마나 많은 군민이 알고 참여했으며 실제 혜택을 받았는지까지 확인하는 것이 당연한 책무다.
의회 역시 이 부분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예산을 심사할 때 단순히 사업의 필요성과 금액만 들여다볼 것이 아니라 예산이 실제 군민에게 어떻게 전달되고 있는지 사업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고 있는지 홍보와 참여가 충분했는지까지 확인해야 한다.
행정부가 사업을 했다고 보고하면 의회는 그래서 군민이 얼마나 혜택을 받았는가를 물어야 한다. 이것이 예산을 심의하고 감시하는 의회의 역할이다.
홍천군도 이제 행정 홍보의 기준부터 바꿔야 한다. 사업명과 예산액을 나열하는 홍보에서 벗어나 군민에게 무엇이 달라지는지 군민이 어떻게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실질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또한, 사업이 끝난 뒤에는 홍보 실적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인지도와 참여율, 이용률, 만족도 등 실질적인 성과를 점검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다음 예산 편성 과정에서 결과를 반영해야 한다.
사업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다음 예산까지 자동으로 정당화돼서는 안 된다. 군민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참여도 저조한 사업이라면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부터 따져야 한다.
홍보가 부족했는지 사업 자체가 군민 수요와 맞지 않았는지 접근성이 떨어졌는지 냉정하게 분석해야 한다.
황경화 의원의 이번 지적은 그래서 단순히 한우 할인행사의 홍보를 강화하라는 주문에 그쳐서는 안 된다. 혈세를 투입한 정책을 군민에게 어떻게 돌려줄 것인가라는 행정의 기본을 다시 묻는 지적이다.
군민이 모르는 정책은 참여를 끌어낼 수 없고 참여하지 못한 정책은 체감도를 높이기 어렵다. 결국 예산만 집행되고 정책 효과는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홍천군은 이제 홍보했다는 말보다 군민이 알고 실제로 혜택을 받았다는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군민이 모르는 예산, 군민이 이용하지 못하는 정책, 군민이 체감하지 못하는 사업이라면 과연 그 예산을 제대로 썼다고 할 수 있는가.
예산을 편성하는 것도 행정이고 집행하는 것도 행정이다. 하지만 그 예산이 군민의 혜택으로 돌아가도록 끝까지 책임지는 것 역시 행정의 의무다.
군민의 세금으로 만든 정책이라면 군민에게 알려지는 순간까지가 행정이다. 군민이 모르는 예산이 늘어날수록 행정은 집행이 아니라 성과를 설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