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군체육회 사무국장 재임명을 둘러싼 논란이 단순한 인사 문제를 넘어 절차와 돈의 문제로 번지고 있다.
핵심은 어렵지 않다. 이사회에서 실제로 재임명에 대한 심의·의결이 있었는가 선거캠프 활동 이후 다시 같은 자리에 앉게 된 과정은 무엇인가 퇴직하면서 지급받은 201만 9,850원의 연가보상비는 왜 20일분으로 산정됐는가.
그리고 홍천군은 이 모든 과정을 제대로 확인했는가 이 네 가지 질문에 답하면 된다.
그런데 관련 자료가 공개되지 않는다면 군민 입장에서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정말 문제가 없다면 왜 회의록과 산정 근거를 공개하지 않는가 이사회 의결했나 이것부터 명확히 밝혀라
이번 사안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사무국장 재임명 당시 이사회가 실제로 임명동의 안건을 심의하고 의결했는지 여부다. 정관에 이사회 심의·의결 절차가 규정돼 있다면 더욱 그렇다. 누가 임명권을 가지고 있었느냐는 논쟁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임명 과정에서 정관이 요구하는 절차를 밟았느냐는 것이다.
따라서 홍천군체육회는 말로 설명할 것이 아니라 자료를 내놓으면 된다. ▲이사회 소집통지서 ▲재임명 안건서 ▲회의록 ▲의결서▲참석 이사 명단 이 자료를 공개하면 논란은 상당 부분 정리된다. 그런데 만약 특정인의 재임명과 관련한 이사회 안건이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는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정관에 따른 절차가 실제로 이행됐는지부터 다시 검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 이사들이 당시 재임명 또는 임명동의 안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다는 취지의 이야기가 나온 것도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더더욱 회의록을 공개하면 된다. 회의록이 있다면 공개하라. 의결서가 있다면 공개하라. 정상적으로 의결했다면 무엇이 두려운가.
선거캠프 활동 후 다시 사무국장…군민이 묻는 것은 특혜냐 아니냐가 아니다
해당 사무국장은 기존 사무국장직에서 사임한 뒤 지방선거 당시 신영재 군수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고 선거 이후 다시 홍천군체육회 사무국장으로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선거캠프에서 활동했다는 이유만으로 이후 재임명이 잘못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군민들이 납득하기 위해서는 재임명 과정이 투명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공개적인 절차를 거쳤는가 자격과 경력에 대한 검토는 있었는가 다른 지원자와의 경쟁이나 심사 과정은 있었는가 회장의 결정만으로 이뤄졌는가 이사회 동의를 거쳤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선거캠프 활동과 재임명 사이에 어떤 관계도 없었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특혜가 아니었다면 절차를 공개하면 된다. 정당한 인사였다면 인사 기준을 밝히면 된다. 군민에게 필요한 것은 문제없다는 한마디가 아니다. 문제가 없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다.
201만 9,850원 연가보상비…왜 20일인가 답해야
두 번째로 돈의 문제가 있다. 해당 사무국장은 올해 3월 31일 퇴직하면서 연가보상비 명목으로 201만 9,850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월봉급액 352만 3,000원을 기준으로 보면 사실상 20일분에 해당하는 금액과 비슷하다.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질문이 있다. 정말 미사용 연가가 20일이었는가.
연가보상비 지급 자체가 잘못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더욱 산정 근거를 공개해야 한다. ▲연가 발생일수는 며칠이었는가 ▲실제로 사용한 연가는 며칠인가 ▲남은 연가는 며칠인가 ▲왜 20일분을 적용했는가 ▲어떤 규정을 적용했는가 ▲누가 계산하고 누가 결재했는가 이것을 밝히면 된다.
201만원이 큰돈이냐 작은 돈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공적 재원이 들어가는 기관에서 돈이 지급됐다면 단 1원이라도 산정 근거가 있어야 한다.
특히, 퇴직일이 3월 31일이었다는 점에서 20일분 연가보상비가 지급된 경위는 군민들이 충분히 물어볼 수 있는 사안이다.
홍천군은 도대체 무엇을 확인했나
더 큰 문제는 홍천군의 관리·감독이다. 홍천군체육회가 독립적인 체육단체라고 하더라도 군비 등 공적 재원이 투입된다면 홍천군 역시 예산 지원과 집행, 정산 등에 대해 확인할 책임이 있다.
그렇다면 홍천군에 묻지 않을 수 없다. 재임명 절차를 확인했는가 이사회 의결 여부를 확인했는가 연가보상비 201만 9,850원의 산정 근거를 확인했는가 20일분 지급이 적정하다고 판단한 근거는 무엇인가 확인했다면 공개하면 된다.
확인하지 않았다면 왜 확인하지 않았는지 설명해야 한다. 체육회 내부 문제라는 이유로 홍천군이 책임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사안인지도 따져봐야 한다.
군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곳이라면 돈의 흐름과 행정 절차에 대한 설명 책임 역시 따라붙기 때문이다. 문제없다는 말로 끝낼 일이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서로를 향한 정치적 공방이 아니다. 자료를 내놓고 확인하면 된다.
이사회에서 정상적으로 의결했다면 회의록을 공개하라. 재임명 절차가 정당했다면 인사 과정을 공개하라. 선거캠프 활동과 재임명이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 객관적인 절차와 기준을 밝혀라.
연가보상비가 적정했다면 연가 사용내역과 산정표, 적용 규정을 공개하라. 홍천군이 관리·감독을 제대로 했다면 무엇을 확인했는지 밝히면 된다. 그런데도 자료 공개가 늦어지고 해명만 반복된다면 의문은 오히려 커질 수밖에 없다.
해명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지만 회의록과 의결서는 사실을 남긴다. 설명은 달라질 수 있지만 지급결의서와 산정표는 기록으로 남는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원자료 공개다.
홍천군민이 묻는다
이번 논란은 특정 개인을 공격하는 문제로 끝낼 일이 아니다. 공공기관에 준하는 역할을 하는 체육회에서 인사가 이뤄지고 급여와 퇴직 관련 비용이 지급됐다면 그 과정은 투명해야 한다. 특히, 선거캠프 활동 이후 재임명이라는 민감한 사안까지 겹쳤다면 더욱 엄격하게 절차를 확인해야 한다.
홍천군체육회가 정말 떳떳하다면 자료 공개를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홍천군 역시 마찬가지다. 관리·감독에 문제가 없었다면 그 근거를 공개하면 된다.
이제는 말싸움을 끝내야 한다. 이사회가 무엇을 의결했는지 공개하라. 재임명 기준이 무엇이었는지 밝혀라. 201만 9,850원이 왜 지급됐는지 산정 근거를 내놓아라.
홍천군은 무엇을 확인했는지 군민 앞에 설명하라 그리고 만약 자료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정관상 절차 위반이나 예산 집행상의 부적정이 드러난다면 그에 따른 책임도 분명히 물어야 한다.
반대로 모든 절차가 적법했고 지급 역시 정당했다면 그것 역시 자료를 통해 명확하게 확인하면 된다. 결국 선택지는 둘 중 하나다. 문제없다고 말할 것인가 아니면 문제없다는 증거를 공개할 것인가.
홍천군민이 요구하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절차를 지켰다면 절차를 보여주고 돈을 제대로 지급했다면 근거를 보여달라는 것이다. 공공 체육행정의 신뢰는 말로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 기록과 공개 그리고 검증으로 지켜진다.
이번 논란의 해답은 이미 나와 있다. 절차와 근거부터 공개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