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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군 자살률 너무 높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기사입력 2026-08-3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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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2위라는 충격적인 숫자, 더 이상 행정의 한쪽 구석에 방치해서는 안 된다. 홍천군의 자살률이 심각하다.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막연한 우려로만 받아들였던 문제가 이제는 분명한 숫자로 나타났다.
 


2024년 홍천군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59.9명으로 전국 평균 29.1명의 두 배를 넘었으며, 전국 시··구 가운데 충남 청양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숫자를 단순한 통계자료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 홍천군의 2024년 자살률 59.9명이라는 것은 인구 10만 명당 그만큼의 자살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뜻이다.

 

실제 보도에 따르면 2024년 홍천지역 자살자는 40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40명의 죽음.

40명의 죽음 뒤에는 부모가 있고 자녀가 있고 배우자가 있고 형제자매와 친구와 이웃이 있다.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날 때 한 사람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남겨진 가족의 삶까지 흔들린다.

 

그렇다면 홍천군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물론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홍천군은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경찰·소방·의료·교육·복지기관 등이 참여하는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2026년에는 기존 보건소 중심의 대응에서 벗어나 자살예방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묻지 않을 수 없다. 그 정도로 충분한가. 홍천군의 자살률이 전국 2위까지 치솟은 상황이라면 기존의 방식으로는 안 된다.

 

회의 한 번 더 하고 캠페인 한 번 더 하고 현수막 몇 장 더 내건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지금 홍천군에 필요한 것은 특단의 대책이다.

 

자살률 전국 2, 홍천군은 왜 이 지경에 이르렀나

더 심각한 것은 홍천군의 자살률이 어느 날 갑자기 통계표에 등장한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홍천군의 자살률은 대체로 30~40명대였지만 202459.9명으로 급증했다. 왜 이렇게 급격하게 증가했는가. 이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부터 찾아야 한다.

 

고령화 때문인가. 농촌지역의 사회적 고립 때문인가. 경제적 어려움 때문인가. 독거가구 증가 때문인가. 정신건강 의료서비스 접근성 부족 때문인가. 가족과 공동체의 붕괴 때문인가. 아니면 이 모든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인가.

 

홍천군은 이제 왜 죽었는가를 분석해야 한다. 단순히 자살예방교육을 몇 회 실시했는지를 따질 것이 아니라 실제 사망 사례 하나하나를 놓고 지역적 특성과 사회적 배경을 분석해야 한다.

 

특히, 2024년 자살자의 약 80%가 남성이었고 60대 이상이 절반을 차지한 것으로 보도됐다. 동시에 10대 자살 사례가 발생했고 20대 자살자 수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신호다. 홍천군의 자살 문제는 특정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노년층과 중장년층의 고립 문제이면서 동시에 청소년과 청년의 새로운 정신건강 위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하나의 정책으로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는가.

 

이제는 찾아오는 복지에서 찾아가는 생명안전망으로 바꿔야 한다

홍천은 도시와 다르다. 면적이 넓고 읍·면 지역이 분산돼 있다. 고령층이 많고 혼자 사는 주민도 적지 않다. 교통과 의료 접근성 역시 도시지역과 같을 수 없다.

 

이런 지역에서 "힘들면 상담센터에 찾아오십시오"라고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찾아가야 한다. 마을 이장과 반장, 생활지원사, 방문간호사, 사회복지사, 보건진료소, 경찰, 소방, 학교가 모두 생명안전망의 한 축이 되어야 한다.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이는 주민, 갑자기 사람들과 연락을 끊는 주민, 경제적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 주민, 가족과 단절된 독거노인, 우울감이나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청소년과 청년을 조기에 발견하고 전문기관으로 연결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홍천군이 추진하는 자살예방 전담조직도 단순히 조직 하나를 더 만드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그 조직은 실질적인 컨트롤타워가 되어야 한다.

 

군수 직속 생명안전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자살 문제를 보건소만의 업무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자살에는 복지와 경제, 주거, 일자리, 가족관계, 교육, 의료, 지역공동체가 복합적으로 연결돼 있다.

 

따라서 군청 내 전담조직이 만들어진다면 보건부서에 머물 것이 아니라 복지·교육·농정·일자리·노인·청소년·주거 등 관련 부서를 모두 연결해야 한다.

 

경찰과 소방, 병원, 교육지원청, 정신건강복지센터와도 상시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홍천군은 이미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필요한 것은 위원회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는 협업체계다.

 

회의 자료에 협력 강화라는 문구를 넣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위기 상황에서 누가 누구에게 연락하고 누가 현장에 출동하며, 누가 사후관리를 맡는지 명확하게 정해져 있는 것이다.

 

특히, 중장년 남성을 집중적으로 살펴야 한다

홍천의 통계가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는 남성 자살자의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놓쳐서는 안 된다. 농촌지역의 중장년 남성 가운데는 경제적 어려움이나 건강 문제, 가족관계의 변화, 은퇴와 실직, 사회적 관계 단절 등을 겪으면서도 자신의 어려움을 외부에 털어놓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남자가 그 정도도 못 견디느냐"는 식의 사회적 분위기도 문제다. 홍천군은 중장년 남성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생명안전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단순한 안부전화가 아니라 정기적인 방문과 건강관리, 정신건강 상담, 일자리·복지 연계까지 한 번에 연결하는 통합형 서비스가 필요하다.

 

노인 문제는 더 이상 복지만의 문제가 아니다

홍천군의 고령화 문제 역시 자살률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노년층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가난만이 아니다. 고립이다.

 

하루 종일 대화할 사람이 없는 것, 아플 때 찾아올 사람이 없는 것,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도움을 청할 곳을 모르는 것, 자녀에게 부담이 된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어려움을 숨기는 것이 더욱 위험하다.

 

따라서 경로당을 단순한 여가 공간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지역 생명안전망의 거점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면별로 독거노인과 고위험군을 촘촘하게 파악하고, 생활지원사와 보건인력이 정기적으로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사람을 살리는 것은 거창한 시설 하나가 아니라 누군가의 안부를 묻는 작은 관심일 수 있다.

 

청소년과 청년을 놓쳐서는 안 된다

더욱 우려되는 부분은 젊은 세대의 변화다. 홍천에서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드물었던 10대 자살 사례가 발생했고 20대 자살자 수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홍천군이 기존의 노년층 중심 자살예방 정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학교와 교육지원청,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가 긴밀하게 연결돼야 한다.

 

청소년이 위기 상황에 놓였을 때 학교에서 발견하고 상담기관으로 연결하고 필요한 경우 의료서비스까지 이어지는 원스톱 위기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청년 역시 마찬가지다. 취업, 주거, 경제적 어려움, 관계 단절 등 청년들이 겪는 문제를 단순한 청년정책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 청년정책과 정신건강정책을 연결해야 한다.

 

홍천군은 자살사망자 한 명 한 명을 심층 분석해야 한다

이제 홍천군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지역 맞춤형 자살사망 심층 분석이다.

 

누가, 어느 지역에서, 어떤 연령대에, 어떤 사회적 상황에서 사망했는지를 분석해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면별 위험도 분석도 필요하다. 고령 독거가구가 많은 지역은 노인 생명안전망을 강화하고 청소년 인구가 많은 지역은 학교와 청소년기관 중심의 예방체계를 강화하는 식이다.

 

데이터가 있어야 예산도 제대로 쓸 수 있다. 무조건 모든 지역에 똑같은 사업을 뿌리는 방식으로는 안 된다. 위험한 곳에 더 많은 인력과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자살률을 낮추는 것을 군정의 핵심 성과지표로 삼아야 한다

홍천군의 각종 사업은 수많은 성과지표를 갖고 있다. 사업 참여 인원, 행사 횟수, 교육 횟수, 예산 집행률 등이다.

 

하지만 자살예방 정책만큼은 달라야 한다. 궁극적인 성과는 사람이 살아가는 것이어야 한다.

 

자살률은 얼마나 감소했는가. 고위험군은 얼마나 발굴했는가. 상담 연계율은 얼마나 높아졌는가. 자살시도자의 사후관리는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가. 고위험 독거노인 가운데 실제 서비스와 연결된 사람은 몇 명인가. 청소년 위기군은 얼마나 조기에 발견했는가. 이런 지표를 군민에게 공개하고 매년 평가해야 한다.

 

예산도 달라져야 한다

홍천군이 정말 자살률을 낮추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예산부터 달라져야 한다.

 

홍천군의 자살률이 전국 평균의 두 배를 넘는 상황이라면 자살예방 예산도 평균적인 수준에 맞춰서는 안 된다. 필요한 곳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정신건강 전문인력 확보, ·면 찾아가는 상담, 독거노인 방문관리, 청소년 정신건강 프로그램, 자살시도자 사후관리, 유가족 지원, 정신건강 의료기관 연계, 위기대응 인력 확보 등에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

 

그리고 그 예산이 실제 주민에게 어떻게 사용됐는지 군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살고 싶은 홍천을 만드는 것이다

결국 자살예방은 정신건강센터 하나를 만든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사람이 살고 싶은 지역을 만드는 것과 연결돼 있다.

 

일자리가 있어야 하고 경제적으로 버틸 수 있어야 하고 아플 때 치료받을 수 있어야 하고 외롭지 않아야 하며, 어려울 때 손을 내밀 수 있어야 한다.

 

청년에게는 미래가 보여야 하고 중장년에게는 다시 일어설 기회가 있어야 하며, 노인에게는 외롭지 않은 노후가 보장돼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자살예방이다.

 

이제 홍천군이 답해야 한다

홍천군의 자살률 전국 2위라는 숫자는 홍천군 행정에 던지는 강력한 경고음이다이미 홍천군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자살예방 전담조직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전담조직을 만들었다는 사실이 성과가 되어서는 안 된다위원회를 구성했다는 것이 성과가 되어서는 안 된다. 회의를 몇 차례 개최했다는 것이 성과가 되어서는 안 된다.

 

사람이 살아야 성과다. 자살률이 실제로 내려가야 한다. 위기에 처한 주민이 제때 발견돼야 한다. 한 명이라도 더 도움을 받아야 한다. 한 가정이라도 더 비극을 피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홍천군민 누구나 "내가 힘들 때 도움을 요청할 곳이 있다"고 믿을 수 있어야 한다.

 

홍천군은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전국 자살률 2위라는 불명예를 단순한 통계로 넘길 것인가. 아니면 이번 위기를 계기로 홍천의 생명안전망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인가. 이제는 보여주기식 대책이 아니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군정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야 한다. 보건소만의 일이 아니다. 복지부서만의 일도 아니다. 경찰과 소방만의 일도 아니다. 학교와 병원만의 일도 아니다. 홍천군 전체가 나서야 한다.

 

한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일보다 더 중요한 군정의 목표가 어디 있겠는가. 홍천군이 진정으로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죽고 싶은 사람이 없도록 만드는 것, 그리고 죽고 싶을 만큼 힘든 사람이 혼자 남겨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제 홍천군의 답을 기다린다. 생명존중 홍천이라는 구호가 현수막에만 남을 것인지 아니면 실제 군민의 삶을 바꾸는 정책으로 이어질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김정윤 기자 (hci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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