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군체육회 사무국장 재임명을 둘러싸고 홍천군의회 일부 의원들과 홍천군체육회가 정관상 임명 절차와 권한 위임 여부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홍천군의회 최이경·용준순·차학준 의원은 27일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열고 홍천군체육회의 엄모 사무국장 재임명이 정관을 위반한 무효 임명이라며 즉각적인 철회와 특별감사를 촉구했다.
이들 의원은 "사무국장은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회장이 임명하도록 정관에 명시돼 있다"며 "지난 7월 이사회에서 정식 의결 없이 보고 형식으로 재임명을 진행한 것은 정관이 정한 이사회의 고유 권한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3월 이사회에서도 사무국장 재임명에 대한 별도의 안건이 의결된 사실이 없다"며 "체육회장이 이사회의 고유 의결권을 개인적으로 행사한 명백한 정관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의원들은 사무국장의 정치적 이력과 재임명 과정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엄모 사무국장은 2023년 5월 홍천군체육회 사무국장으로 임명돼 근무하다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직서를 제출한 뒤 신영재 군수 후보 선거캠프 사무국장을 맡았으며, 선거 이후 다시 홍천군체육회 사무국장으로 복귀했다는 것이 의원들의 주장이다.
의원들은 이를 두고 "필요할 때는 선거판으로 갔다가 선거가 끝나면 군민 혈세로 운영되는 체육회로 돌아오는 것 아니냐"며 "체육회가 특정 정치세력의 선거캠프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재임명과 함께 사무국장의 인건비가 인상됐다며 홍천군에 관련 인건비 집행에 대한 특별감사와 지급 중단, 부당 집행으로 확인될 경우 환수 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신은섭 홍천군체육회장은 의원들의 주장에 대해 사실관계가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 회장은 지난 3월 22일 열린 홍천군체육회 이사회에서 사무국장 임명에 관한 권한을 이사들로부터 회장에게 위임받았으며, 이에 따라 사무국장 재임명 내용을 지난 7월 20일 이사회에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3월 이사회에서 사무국장 임명과 관련한 권한을 회장에게 위임받았다"며 "이에 따라 재임명을 진행하고 이사회에 보고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무국장 인건비 인상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신 회장에 따르면 기존 보수규정상 사무국장으로 새로 임명되는 사람이 업무 경험이 없을 경우 5급 1호봉에서 시작하게 되며, 이 경우 월 보수가 200여만 원 수준에 그쳐 사무국장으로 근무할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이에 체육회는 사무국장 보수규정을 변경해 5급 8호봉 수준으로 보수를 책정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번에 재임명된 엄모 사무국장의 경우에는 기존 5급 6호봉으로 업무계약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재임명에 따른 새로운 임기를 부여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신 회장은 "이번 계약은 새로운 임기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 기존 사무국장의 잔여 임기만을 대상으로 계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향후 핵심 쟁점은 지난 3월 22일 열린 이사회에서 실제 어떤 내용의 권한 위임이 이뤄졌는지 여부가 될 전망이다.
홍천군의회 의원들은 당시 이사회에서 사무국장 관련 업무 권한을 회장에게 넘겼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는 반면, 홍천군체육회는 사무국장 임명 권한까지 회장에게 위임받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이사회 녹취록 공개 여부가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떠오르고 있다.
신 회장은 홍천군의회의 녹취록 제출 요구와 관련해 "회의 중 이사들의 구체적인 발언 내용이 담겨 있는 만큼 이사들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빠른 시일 내 이사회를 개최해 이사들의 허가를 받은 뒤 홍천군의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3월 22일 이사회에서 의결된 권한 위임의 정확한 범위와 이후 사무국장 재임명 과정이 정관에 부합했는지가 이번 논란의 최대 쟁점으로 남게 됐다.
특히, 사무국장 임명 권한이 실제로 회장에게 위임됐는지, 보수규정 변경과 재임명 계약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졌는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천군체육회가 지역 체육 발전과 체육인들의 권익을 담당하는 공공성이 큰 조직인 만큼, 이번 논란 역시 양측의 주장에만 머물기보다 이사회 회의록과 녹취록, 관련 정관 및 보수규정 등을 통해 객관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향후 홍천군체육회가 이사회 녹취록을 공개하고 홍천군의회가 이를 어떻게 검토할지에 따라 사무국장 재임명을 둘러싼 논란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