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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8-24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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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군이 가져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

기사입력 2026-08-1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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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군은 지금 철도, 관광, 산업, 교육, 스포츠, 인구정책 등 수많은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예산도 늘고 사업의 숫자도 많아졌다.
 


겉으로 보면 홍천의 미래를 위한 준비가 착착 진행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제는 냉정하게 물어야 한다.

 

홍천군은 무엇을 더 가져야 하고 무엇을 이제는 버려야 하는가.

 

먼저 홍천군은 이제 많이 하는 행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축제를 열고 시설을 짓고 사업을 따오고 보도자료를 쏟아내는 것만으로는 홍천의 미래를 만들 수 없다.

 

냉정하게 말하면 지금 홍천군에 필요한 것은 사업의 추가가 아니라 행정의 대수술이다. 무엇을 더 할 것인지보다 무엇을 버릴 것인지부터 결정해야 한다.

 

홍천군이 가장 먼저 가져야 할 것은 군민을 바라보는 행정이다. 국비를 얼마 확보했는지 사업비가 얼마인지 행사에 몇 명이 왔는지를 성과로 내세우는 행정은 이제 설득력이 떨어진다.

 

군민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딱 하나다. “그래서 내 삶이 좋아졌느냐

 

도로 하나가 좋아졌는지 아이 키우기가 편해졌는지 청년이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지 농민의 소득이 늘었는지 노인이 살기 편해졌는지다.

 

그 답을 내놓지 못하는 사업이라면 아무리 화려해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특히, 홍천군은 행사와 축제의 홍천이라는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축제가 필요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축제 한 번 성공했다고 지역경제가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수만 명이 몰려왔다가 쓰레기와 교통체증만 남기고 돌아간다면 그것을 지역경제의 혁신이라고 부르기 어렵다.

 

관광객 숫자에 취할 것이 아니라 관광객이 홍천에서 얼마를 쓰고 얼마나 머물며, 다시 찾아오는지를 따져야 한다. 더 이상 몇만 명 방문이라는 숫자 하나로 자화자찬해서는 안 된다.

 

홍천군이 가져야 할 두 번째 것은 용문~홍천 광역철도를 둘러싼 치밀한 미래 전략이다. 철도는 홍천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지만 준비하지 않으면 그냥 지나가는 철길이 될 수도 있다.

 

역이 생긴다고 저절로 인구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기업이 들어오는 것도 아니다. 철도가 들어오기 전에 역세권, 주거, 교육, 기업, 관광, 청년정책을 하나의 그림으로 묶어야 한다.

 

철도 개통식 때 테이프만 자르는 행정이 되어서는 안 된다. 철도를 통해 누가 홍천에 들어오게 할 것인지 무엇을 팔 것인지 어디에서 살게 할 것인지지금 답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홍천군이 반드시 가져야 할 것은 청년과 아이를 위한 미래다. 인구감소를 걱정하면서 정작 청년들이 왜 떠나는지 제대로 묻지 않는다면 아무리 많은 인구정책을 내놓아도 소용없다.

 

청년에게 지원금 몇 푼을 주는 것으로 정착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일자리가 없고 집값이 부담스럽고 문화생활이 부족하고 아이 교육이 걱정되는데 누가 홍천에 남겠는가. 청년이 떠나는 이유부터 해결해야 한다.

 

반대로 이제 과감하게 버려야 할 것은 보여주기식 성과주의다. 사진 한 장 현수막 하나 보도자료 한 건으로 행정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

 

군민이 체감하지 못하는 성과는 행정 내부의 성과일 뿐이다. 보도자료에는 성공이라고 쓰였는데 군민의 삶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그 사업은 성공한 것이 아니다.

 

또 버려야 할 것은 사업이 많을수록 좋은 군정이라는 착각이다. 홍천군의 행정조직과 예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런데 모든 것을 하겠다고 하면 결국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한다.

 

이제는 선택해야 한다. 홍천의 미래를 바꿀 사업과 단순히 예산만 소비하는 사업을 구분해야 한다.

 

특히, 수십억, 수백억 원이 들어가는 시설사업은 더욱 그렇다. 착공했다고 박수칠 일이 아니다.

 

10년 뒤에도 사람이 찾을 시설인지 운영비를 감당할 수 있는지 유지할 가치가 있는지부터 따져야 한다. 건물은 지을 수 있다. 그러나 사람 없는 시설은 결국 흉물이 된다.

 

홍천군이 버려야 할 또 하나는 인구 숫자에 대한 집착이다. 전입자 숫자를 잠깐 늘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 정착하는 것이다. 홍천에서 직장을 구하고 집을 얻고 아이를 키우고 지역에서 소비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늘어나야 한다.

 

결국 홍천군이 해야 할 일은 복잡하지 않다. 사람을 남게 만드는 것 그것이 인구정책이고 경제정책이며, 교육정책이고 관광정책이다.

 

홍천은 지금 갈림길에 서 있다. 한쪽에는 행사·시설·숫자·보도자료 중심의 행정이 있다. 다른 한쪽에는 사람·일자리·정착·미래를 중심으로 한 행정이 있다.

 

이제 선택해야 한다. 군민들은 더 이상 무엇을 했느냐만 묻지 않는다. “왜 했느냐” “얼마가 들었느냐” “누구에게 도움이 됐느냐” “10년 뒤에도 필요한 것이냐이 네 가지를 묻고 있다.

 

홍천군이 정말 미래를 이야기하려면 먼저 과거의 행정 방식부터 버려야 한다. 보여주기 행정을 버리고 군림하는 행정을 버리고 숫자에 취한 행정을 버려야 한다.

 

대신 군민을 가져야 한다. 청년을 가져야 하고 아이를 가져야 하며, 기업과 일자리를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 홍천에서 살아갈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홍천의 위기는 돈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사업이 없어서도 아니다. 선택하지 못하는 것이 위기다.

 

이제 홍천군은 모든 것을 하겠다는 말을 멈추고 정말 필요한 것에 행정력과 예산을 집중해야 한다. 홍천의 미래는 얼마나 많이 했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과감히 버렸느냐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구호가 아니다. 버릴 것은 버리고 지킬 것은 지키며, 사람에게 투자하는 결단이다. 그 결단을 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많은 사업을 벌여도 홍천의 미래는 달라지지 않는다.

 

사업은 남는데 사람은 떠나는 홍천, 이제는 그 익숙한 실패를 끝내야 한다.

 

김정윤 기자 (hci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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