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군이 올해도 군민 대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문화예술, 체육진흥, 사회봉사, 지역개발, 효행, 애향 등 6개 부문에서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한 군민을 선정했다고 한다.
지역 발전을 위해 묵묵히 봉사해 온 이들의 노고는 존중받아야 하며, 그 헌신을 예우하는 일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매년 군민 대상 발표 직후 되풀이되는 논란은 이제 우연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정말 군민 대상에 걸맞은 인물인가, 이 정도 공적으로 지역 최고의 상을 받을 수 있는가, 부문을 채우기 위해 무리하게 선정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올해도 어김없이 나온다.
이는 특정 수상자를 깎아내리기 위한 비난이 아니다. 군민들이 걱정하는 것은 수상자 개인이 아니라 군민 대상이라는 상의 권위다.
상을 많이 주는 것이 좋은 행정은 아니다. 상을 받을 사람이 있을 때만 주는 것이 좋은 행정이다. 군민 대상은 감사패도 아니고 공로패도 아니다. 홍천군이 군민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영예다.
그렇다면 기준 또한 최고여야 한다.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공적과 헌신, 오랜 세월 검증된 봉사와 지역사회 기여가 있을 때 비로소 그 상은 빛난다.
하지만 해마다 모든 부문에서 빠짐없이 수상자를 선정하는 모습은 군민들에게 또 다른 의문을 낳는다. 과연 매년 모든 분야에서 최고의 공적을 갖춘 인물이 반드시 나오는 것일까.
현실적으로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 적격자가 없으면 선정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정상이다.
국가 훈장도, 권위 있는 문학상도, 학술상도 심사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수상자 없음을 결정한다. 이는 상을 아끼려는 것이 아니라 상의 권위를 지키려는 선택이다.
그런데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상은 올해도 빠질 수 없다는 관행에 묶여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군민 대상 역시 이러한 관행에서 자유롭다고 말하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반복되는 논란에도 개선의 움직임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군민들은 오래전부터 적합한 후보가 없으면 뽑지 말라고 요구해 왔다. 그 요구는 상을 없애자는 것이 아니다. 상을 더 귀하게 만들자는 제안이다.
권위는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한 번 잃은 권위는 되찾기도 어렵다. 군민들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상이라고 인식하는 순간 군민 대상은 최고의 명예가 아니라 연례행사가 되고 만다.
물론 심사위원회의 판단은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존중은 신뢰가 있을 때 가능하다. 심사가 공정했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떤 기준으로 평가했고 어떤 공적이 높은 점수를 받았는지 군민들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절차의 공정성과 결과에 대한 공감은 서로 다른 문제다. 행정은 법과 규정만 지키면 끝나는 것이 아니다. 군민이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군민 대상은 특히 그렇다. 지역을 대표하는 최고의 상이라면 군민 모두가 저분이라면 당연하다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어야 한다.
홍천군은 이제 결단해야 한다. 매년 반드시 선정한다는 관행을 버리고 최고의 인물이 있을 때만 선정한다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 수상자 수가 줄어드는 것을 두려워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그것이 상의 권위를 높이는 길이다.
군민 대상은 숫자로 채우는 자리가 아니다. 존경으로 채워지는 자리다. 최고의 상은 가장 많이 주는 상이 아니라 가장 받기 어려운 상이다.
홍천군민 대상이 앞으로도 군민 모두가 자랑스러워하는 상으로 남기를 바란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수상자가 아니라 권위를 회복하려는 용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