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종편집일 2026-07-31 16:18

  • 오피니언 > 칼럼/사설

홍천양수발전소, 멈춰 선 사업 앞에서 묻는다

찬성을 외쳤던 사람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기사입력 2026-07-08 10:39

페이스북으로 공유 트위터로 공유 카카오 스토리로 공유 카카오톡으로 공유 문자로 공유 밴드로 공유

홍천양수발전소 사업이 다시 지역사회의 중심 화두가 되고 있다.
 


한때는 홍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며 기대를 모았던 사업이 이제는 주민 갈등과 환경 문제, 추진 과정의 적절성 논란 속에서 중대한 기로에 놓였다.

 

대규모 국책사업은 시작할 때는 화려한 청사진을 제시한다.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인구 유입, 지방 소멸 대응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뒤따른다.

 

홍천양수발전소 역시 그러한 기대 속에서 추진됐다. 사업 찬성 측은 양수발전소가 에너지 전환 시대에 필요한 시설이며, 홍천에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역 경제 효과와 정부·사업자의 지원, 장기적인 지역 발전 가능성을 이유로 사업 필요성을 설명했다.

 

당시 이러한 주장에는 나름의 근거가 있었다. 에너지 저장 시설의 필요성은 커지고 있었고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대규모 국가사업 유치가 지역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주민들이 바라보는 현실은 달라졌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산림 훼손 우려, 생태계 영향, 생활권 변화에 대한 걱정이 제기됐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민들이 체감하는 사업 과정이 과연 충분히 열린 방식으로 진행됐는가 하는 문제다대형 개발사업에서 가장 큰 갈등은 사업의 찬반 자체보다도 누가 결정했고, 누가 책임지는가에서 발생한다.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때는 많은 사람들이 성과를 이야기한다. 지역 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박수와 기대가 이어진다.

 

하지만 사업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거나 갈등이 커질 때는 책임 있는 설명을 찾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지금 홍천 주민들이 묻는 질문은 단순하다.
그때 사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던 사람들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
당시 약속했던 지역 발전 효과는 얼마나 실현됐는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에 대해 설명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질문은 누군가를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공공사업에 참여하고 결정을 내린 사람들이 마땅히 져야 할 민주적 책임에 관한 질문이다.

 

물론 과거 찬성 의견을 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결과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릴 수는 없다. 정책 판단은 당시의 정보와 상황 속에서 이뤄진다.

 

또한, 에너지 정책과 지역 개발 문제는 어느 한쪽의 논리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복잡한 문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태도다. 사업을 추진할 때 지역 주민들에게 희망을 이야기했다면 지금처럼 논란이 커진 상황에서도 주민 앞에 나와 설명해야 한다.

 

예상했던 효과가 무엇이었고 현재까지 확인된 문제는 무엇이며, 앞으로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말해야 한다.

 

특히, 행정과 정치권의 역할은 더욱 무겁다. 주민의 세금과 지역의 미래가 걸린 사업이라면 결정 과정은 투명해야 하고 결과에 대한 평가 역시 피해서는 안 된다.

 

홍천양수발전소 문제는 단순히 찬성 대 반대의 싸움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이 논란은 앞으로 지방에서 추진될 수많은 대형 사업에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지역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되는 사업은 누구를 위한 발전인가.
경제적 이익은 누구에게 돌아가고 환경적 부담은 누가 감당하는가.
그리고 사업이 흔들릴 때 책임 있게 설명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주민들은 이제 단순한 찬반 논쟁보다 더 근본적인 답을 요구하고 있다. 과거의 약속이 현실에서 어떻게 나타났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진솔한 설명이다.

 

국책사업의 책임은 승인과 착공으로 끝나지 않는다. 주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순간부터, 그 결과를 함께 감당하는 과정까지 이어져야 한다.

 

홍천양수발전소 논란이 남긴 가장 큰 과제는 어쩌면 발전소 건설 여부만이 아닐 것이다.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누가 목소리를 냈고 누가 책임질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약속을 다시 세우는 일이다.

 

김정윤 기자 (hci2003@naver.com)

  • 등록된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댓글0

스팸방지코드
0/500